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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기

여행자의 기본자세

소교의 행복코칭 2015. 2. 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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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네가 나를 기르고 길들이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돼. 넌 나에게 이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고 난 너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테니까."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구절이다.
여행중 사람을 만났다. 여행이란 속성 자체가 어렵지 않게 사람을 만나고 쉬이 친해질 수 있는 수단이다. 21세기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락할 통로를 주고받았고 틈이 날때마다 서로의 경험을 나눴다. 그와 이야기 나누는 것이 즐거웠다. 유쾌한 파장이 전달될 때 나의 에너지가 상쇄되는 것이 아닌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그 긍정 뒤에 자리하고 있는 삶의 고단함과 이력이 고스란히 전해졌는데도 불편함이 없었다. 연락이 오지 않으면 궁금했고 기다려졌다. 
벌써 그사람과의 관계가 어느정도 길들여졌다는 것을 알아챘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수많은 것을 내포한다. 친밀함 그리고 익숙함. 함께한 시간과 공간을 상실했을때 동반될 허전함, 불안, 슬픔.

 <이틀간의 인연으로 연락처를 주고받는 여행자들>


사람을 만날때 다칠것을 걱정하지 않고, 헤어질 것을 염려하지 않는 것이 여행자가 갖춰야 할 기본이다. 길위에서의 만남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하고 헤어짐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행을 하다보면 간혹 여행자의 초심을 잃을때가 있다. 여행자의 마음을 잃고 나면 가슴앓이를 한다. 마치 연인을 잃었을때처럼 빈공간이 생긴다.

 


사실 이것이 어찌 여행자만이 갖춰야 할 것이겠는가.
삶 자체가 길위의 삶이고 왔다가 가는것이 당연할 터다. 인연이란 것은 내가 바란다고 오고 원치 않는다고 가는것이 아니다. 
여행을 하며 깨닫는다. 여행자의 마음을 잃으면 내가 힘들다는것을. 그리고 그 깨달음은 삶과 고스란히 연결된다. 

하지만 여행자와 현실의 삶을 사는 자의 차이는 생텍쥐베리의 말을 빌린다면 이렇다.
"넌 그것을 잊어서는 안돼. 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지어야 하는 거야. 넌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사실 '언제까지나'라는 것은 너무 무거운 말이다. 지키기가 쉽지 않다. 인간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구별에서 인연을 만났다면 그 순간에 온마음을 다하고 기뻐할 것."
"그 인연의 길이가 길던 짧던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할 것."

 

written by 智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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