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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효율적인 야근, 야자에 대한 단상

소교의 행복코칭 2015. 4. 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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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었다.

 "왜 마감때마다 밤을 세워야 하는거지?" 


잡지사 마감날짜가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매달 단 한번도 빠짐없이 야근을 했다.
'미리미리 원고작성을 끝내면 좀 좋아?'
잡지의 특성상 나 혼자 일이 끝났다고 퇴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편집이 잘됐는지, 사진은 잘나왔는지, 오탈자는 없는지 1차 2차 수정본을 체크해야 한다.

몇 번을 관찰한 결과 이러한 악순환의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미루기'
마감이 끝나면 "아싸! 이번달 끝!" 이틀 가량을 쉬고 기획하고 취재를 다닌다. 
취재를 마치면 피곤하니 글쓰는 건 내일로. 다음날이 되면 미팅이 잡히거나 지방 출장을 가게 되니 자연스레 또 미뤄진다. 
여차여차 하다보니 어느새 훌쩍 20일이 지나간다. 아뿔싸...마감은 이제 '일주일!' 남았다. 
"오늘 어차피 밤샐건데 야식이나 사러갈까?"
간식을 사와서 먹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한 두시간이 눈깜짝할 사이 사라진다.

# 빨리빨리 퇴근해

"늦게 앉아 있는 사람은 일 못하는 사람이야. 어서 퇴근해."
부장님 말씀이다. 금요일 저녁 미적미적 거리던 동료들이 눈치를 보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몇 차례 되풀이 되다 보니 규정된 퇴근시간 즈음이면 손이 바빠진다. 얼른 일을 끝내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정 못하면 일거리를 집에 싸들고 가야하는데 그건 또 싫다. 늘어지던 오후 시간이 쫀쫀해지면서 갑자기 일이 잘된다.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일이 어제보다 재미있어 진거다.

# 못 외우면 하나에 한대씩!

우리 때는 그랬다. 아니 우리 학교만 그랬나? 
특히 기억나는 사회선생님.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한 질문에 학생들이 답하지 못하면, 손바닥을 한 대씩 때리셨다. 엄청 굵은 막대기로 인정사정없이 세차게. 사회시간 전, 쉬는 시간에는 돌아다니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이 크게 소리를 내며 지난시간 내용을 달달달 암기했다. 
선생님이 오셔서 내 앞 친구의 손바닥을 한대 때리시는 순간 안 외워지던 부분이 갑자기 머릿속에 들어오곤 했다. 공포스러웠던 수업시간의 추억은 도돌이표로 지금까지 간간이 떠오를 정도다.  

사회처럼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지는 않았으나 한 단원을 2주 동안 외우지 못할 경우 단체기합을 주겠다던 영어선생님이 계시다. 전날까지도 못외웠던 내용을 서로서로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대답을 못하면 친구들이 도와줘가며 전원이 암기했던 경험이 있다. 
"Hello everyone my name is Munheejun. I'm your English teacher for the new term."
중학교 1학년 본문을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외우고 있다. 아마 평생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 오늘 엄마가 치킨 시켜준데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늦게까지 야자를 하며 방황하는 청년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어차피 야간자율학습 할 건데 조금 놀다가 하자" 
"엄마가 치킨 시켜주신데. 먹고 하자"
조금 놀다 들어간 야자교실은 가지각색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 옆으로 반이상이 엎드려 잠을 자거나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거나 SNS를 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라고
 
누구나 알것이다. 시간이 많다고 일이 잘되지 않는다. 오히려 양이 많아진 시간은 마음도 엿처럼 늘어지게 만들 여지가 있다.
압축해서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것을 습관화 들일 필요가 있다. 즉 시간을 정해놓고 그 기한안에 죽이되든 밥이되든 마감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1차, 2차 단계적인 마감을 하고 친구건 선생님이건 직장상사나 동료이건, 피드백을 받는 것이 혼자 늘어지는 시간을 부여잡는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야근, 야자는 한마디로 비효율적이다. 

"현실을 몰라서 그렇다."
"어쩔수없다", "일이많다", "숙제가 많다", "공부할게 많다"

안다. 할게 많은거. 하지만 방법을 익히고 압축해서 하는것이 방법을 모른채 시간만 죽이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내가 해야할 일, 공부가 뭔지 파악한다.
둘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하는 방법이 맞는지 파악한다.
셋째. 방법을 안다면 마감시간을 정해놓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시작하고 마감한다. 
        방법을 모른다면 방법을 아는데 먼저 시간을 투자한다. 무턱대고 나무를 베는것보다 도끼날을 날카롭게 가는편이 훨씬 많은 나무를 벨 수 있다.
넷째. 내 결과를 피드백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이번일을 수정하거나 다음번 일을 착수한다.

야근, 야자가 사라지는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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